| 月川公諱時述墓碣銘
粵在丙子虜亂畸菴鄭公爲號召使玉果縣監李興浡等五公倡義發檄以應之有若進士趙公時述以畸翁門人見其檄文慷慨泣曰此正捐軀報國之日也遂與宗黨鄉隣募聚兵糧督赴義陣會于礪山推畸翁爲領袖行至清州聞城下之盟北向痛哭而歸遂謝世歛迹專意讀書嘗吟一詩曰慷慨心中事空餘老此身春秋無地讀誰識大明人噫公之平素志節有如是焉而早歲喪逝徽蹟湮沒惜哉公字學而淳昌人遠祖諱璋高麗檢校大將軍歷幾世至典農寺副正諱瑜號虔谷不仕我朝 世宗朝旌其忠孝特書以前 朝職名寔公八世祖也曾祖諱大楠秉節校尉祖諱愿從仕郎考諱暻生員妣錦城羅氏學生德用女公生於 萬曆戊申文學夙著爲士友所推許癸酉登司馬自丙子後廢公車業年三十五而以 崇禎壬午卒葬于順天九吐里之負丙原配南陽洪氏佐郎宗海之女墓祔公墓左有三男長維馨次維四次維元生員四女長適鄭光演次適閔行源次適安琥進士次適黃信中内外孫曾以下不可盡錄嗚呼公之焯焯群行雖無文籍可徵而南鄉之所頌慕久而不己若使公不遭亂瘼而克享避齡則其所展志就業當如何哉今公後孫將竪表墓徑公之當日義擧儘可以諗夫永世矣謹書此俾鐫石
崇禎紀元後四庚申三月 日 恩津 宋煥箕 撰
承政院左承旨 金宗植 書
월천공휘시술묘갈명(月川公諱時述墓碣銘)
생각하건대, 병자호란 때애 기암(畸菴) 정공이 호소사(號召使)가 되고 옥과현감 이흥발(李興浡)등 五공이 의병을 모집한 격문을 발송하여 호응하였다. 이때에 진사 조공 시술(時述)이 기옹(畸翁)의 문인으로 그 격문을 보고 울분하여 눈물을 흘리며 가로되 「이는 바로 몸을 버려 국은을 갚을 때」라 하고 마침내 종당 향린으로 더불어 의병과 군량을 모취하여 거느리고 의진(義陣)에 다다라 여산(礪山)에서 모아 기옹(畸翁)을 추대하여 영수(領袖)를 삼고 행진하여 청주에 당도하니 성하(城下)의 화맹(和盟)을 체결하였다는 말이 들리므로 북향 통곡하고 돌아와 마침내 세상과 인연을 끊고 자취를 감추고 뜻을 오로지하여 글을 읽으며 일찌기 시 한 구절을 읊었다.
강개한 심중 일로, 慷慨心中事
공연히 남은 이 몸만 늙었네. 空餘老此身
역사를 읽을 곳이 없으니, 春秋無地讀
누가 대명 사람을 알고. 誰識大明人
아! 공의 평소 지절이 이와 같은데 젊은 나이에 별세하여 아름다운 행적이 인몰되었으니 애석도다.
공의 자는 학이(學而)요, 순창인으로 원조(遠祖) 휘 장(璋)은 고려 검교대장군이며, 몇대를 지나서 전농시부정(典農寺副正) 휘 유(瑜)에 이르러 건곡으로 호하고 아조에 출사하지 아니하니 세종 때에 그 충효를 정표하되 특별히 고려 직명을 섰으니 곧 공의 八대조였다.
증조 휘 대남(大楠)은 병절교위(秉節校尉)요, 조 휘 원(愿)은 종사랑(從仕郎)이며, 고휘 경(暻)은 생원이고 배는 금성나씨(錦城羅氏) 학생(學生) 덕용(德用)의 딸이었다.
만력(萬曆) 무신년(一六○八)에 출생하여 문학이 일찌기 나타나 사우간에 추허한 바가 되었고, 계유년 사마(司馬)에 올랐는데 병자년 뒤로부터 과거 공부를 폐하고 三十五세인 숭정(崇禎) 임오년(一六四二)에 별세하니 순천 구토리 부병원에 안장하였다.
배는 남양홍씨(南陽洪氏) 좌랑(佐郎) 종해(宗海)의 딸로 묘소는 공의 묘 좌측에 부장하였다.
남은 유형(維馨), 유사(維四), 유원(維元)인데, 유원은 생원이며, 여는 정광연(鄭光演), 민행원(閔行源), 진사 안호(安琥), 황신중(黃信中)의 처이며, 내외 손증 이하는 다 기록하지 아니한다.
아! 공의 빛나는 행실들이 비록 문적에서는 상고할 수는 없으나 지금까지 남쪽 고을 사람들이 오래동안 칭송하고 추모해 오고 있다. 만일 공이 국란과 신병이 없어 능이 상수를 하였더라면 그 간직하고 있는 포부를 펴고 공명을 이룬 바가 마땅히 어떠하였겠는가? 이제 공의 후손이 장차 비를 세워 묘도를 표하려하니 이제는 공의 당일 의거를 영원토록 잊지 않게 되었기에 삼가 이와 같이 써서 돌에 새기게 한다.
제주(祭酒) 송환기(宋煥箕) 지음
승정원좌승지(承政院左承旨) 김종식(金宗植)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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